-
목차
끈질긴 철인, 리키 러드(Ricky Rudd) – NASCAR의 진정한 전사
자동차 경주의 세계에서 강인함과 끈기의 상징으로 불리는 인물 중 한 명이 있다. 그는 험난한 경기 일정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의 결장 없이 수백 번의 스타트를 이어간 ‘철인’으로, NASCAR 역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오늘 소개할 인물은 바로 리키 러드(Ricky Rudd), 오랜 시간 팬들과 동료들에게 존경받은 미국의 레이싱 드라이버다.
초기 생애와 데뷔
리키 러드는 1956년 9월 12일, 미국 버지니아주 사우샌드(South Hampton)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기계와 속도에 매료된 그는 처음에는 모터사이클 경주에 흥미를 느꼈지만, 곧 NASCAR의 세계로 방향을 틀었다. 그는 아버지 알 러드(Al Rudd)로부터 레이싱의 기본기를 배우며 성장했고, 1975년 불과 18세의 나이로 NASCAR 컵 시리즈에 데뷔하게 된다.
그의 첫 레이스는 샬럿 모터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World 600으로, 이는 오늘날 Coca-Cola 600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그는 준수한 성적은 아니었지만, 신인답지 않은 침착함과 차분한 드라이빙 스타일로 주목받았다.
경력의 전성기와 팀 이동
리키 러드는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실력을 입증하기 시작했다. 그는 여러 팀을 거치며 경력을 쌓았는데, 특히 데일 에른하트(Dale Earnhardt)의 RCR 팀과 헨드릭 모터스포츠(Hendrick Motorsports), 로버트 예이츠 레이싱(Robert Yates Racing), 우드 브라더스(Wood Brothers Racing) 등 NASCAR의 명문 팀들과 함께하며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렸다.
1983년에는 그의 첫 NASCAR 컵 시리즈 우승을 달성하며, 가능성을 현실로 바꿨다. 이후 1997년까지 매 시즌 최소 한 번의 우승을 따내며 ‘꾸준함’이라는 단어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1986년부터 1992년 사이, 그는 헨드릭 모터스포츠 소속으로 경주했으며 이 시기에 여러 차례 챔피언십 상위권에 랭크되었다.
강철같은 신체와 불굴의 정신
리키 러드가 NASCAR 팬들의 가슴에 깊이 각인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그의 ‘철인’ 기록이다. 그는 무려 24년간 단 한 번의 결장 없이 총 788번 연속 컵 시리즈 레이스에 출전했다. 이 기록은 당시 NASCAR 최다 연속 출전 기록이었으며, 이후 제프 고든(Jeff Gordon)에 의해 경신되기 전까지 NASCAR 역사에 금자탑으로 남아 있었다.
가장 유명한 사례는 1984년 데이토나 500 경기에서였다. 그는 크래시로 인해 얼굴에 큰 부상을 입었고, 눈가가 심하게 부어올라 시야 확보조차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는 안대를 붙이고도 경기에 나섰고, 심지어 상위권에 입상하며 “철인 중의 철인”이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자체 팀 운영과 후기 경력
1994년부터 1999년까지, 리키 러드는 자신의 팀인 Rudd Performance Motorsports를 운영하며 팀 오너 겸 드라이버로 활약했다. 이 시기에 그는 드라이버뿐 아니라 엔지니어링, 전략 운영 등 모든 영역을 직접 챙겨야 했지만, 여전히 경쟁력 있는 모습을 유지했다. 1997년 마르틴스빌 스피드웨이에서의 우승은 그가 오너 드라이버로서 거둔 최고의 순간 중 하나로 꼽힌다.
2000년대 초반, 그는 로버트 예이츠 레이싱으로 복귀하며 다시 한 번 커리어를 불태웠다. 2001년에는 포카노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자신의 커리어 통산 23번째 우승을 거두었다. 이 시기는 그가 나이가 들었음에도 여전히 경쟁력이 있는 드라이버임을 입증한 시기였다.
2005년, 그는 우드 브라더스 레이싱으로 이적해 몇 시즌을 더 보냈고, 2007년을 끝으로 정식 은퇴했다.
통산 기록과 명예
- NASCAR 컵 시리즈 우승: 23회
- 탑5 피니시: 194회
- 탑10 피니시: 374회
- 폴 포지션: 29회
- 연속 출전 기록: 788경기
- NASCAR 명예의 전당 후보 지명: 수차례
리키 러드는 NASCAR 역사상 가장 성실하고 꾸준한 드라이버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비록 한 번도 컵 시리즈 챔피언 타이틀을 차지하진 못했지만, 그의 커리어는 ‘우승’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항상 팀의 일원으로서 최선을 다했고, 관중과 팬들을 위한 경기를 소중히 여겼던 그는 레이싱계의 모범적인 선수로 기억된다.
레이싱 이후의 삶
은퇴 후 리키 러드는 대부분의 시간을 가족과 보내며 조용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는 종종 NASCAR 관련 행사에 초대되어 해설이나 인터뷰를 맡기도 하지만, 대체로 스포트라이트에서 한걸음 물러서 있다. 하지만 팬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회자되는 전설적 인물이며, 후배 드라이버들 역시 그를 존경의 대상으로 언급한다.
진정한 레이싱 워리어
리키 러드는 한결같이 묵묵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온 드라이버였다. 화려한 말보다 행동으로 존경을 받아온 그의 커리어는 모든 레이서들에게 중요한 교훈을 준다. 끈기, 헌신, 그리고 스포츠맨십. 이 세 단어는 리키 러드를 설명하는 가장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오늘날 NASCAR 팬들 사이에서 그가 여전히 ‘철인’으로 불리는 이유는 단순히 기록 때문만이 아니다. 그는 언제나 트랙 위에서 최선을 다했고, 무너지지 않는 정신력으로 레이싱의 본질을 몸소 증명해냈기 때문이다.
'레이싱 선수'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포뮬러 원의 원조 황제, 후안 마누엘 판지오 – 전설의 시작과 끝 (0) 2025.05.09 에이제이 포이트(A. J. Foyt) – 미국 모터스포츠의 살아있는 전설 (0) 2025.05.08 조안 미르(Joan Mir) – 꾸준함으로 정상에 오른 모토GP 챔피언 (0) 2025.05.08 마리오 안드레티(Mario Andretti) – 전설을 넘은 레이싱 아이콘 (0) 2025.05.08 페르난도 알론소(Fernando Alonso) – 끊임없이 진화하는 레이싱 황제 (0) 2025.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