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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 햄린, NASCAR의 꾸준함이 만든 레전드
모터스포츠는 순간의 스피드와 용기로 결정되는 것 같지만, 그 속엔 끊임없는 인내, 꾸준함, 그리고 자기 관리가 있다. 그리고 이 세 가지를 고루 갖춘 드라이버 중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데니 햄린(Denny Hamlin)**이다. 그는 NASCAR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정상급 실력을 유지하고 있는 드라이버 중 한 명이며, 꾸준함과 냉철한 레이스 운영 능력으로 수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조용한 시작, 빠른 성장
데니 햄린은 1980년 11월 18일, 미국 버지니아 주 체스터필드에서 태어났다. 다른 유명 드라이버들과 마찬가지로, 그는 아주 어린 나이에 레이싱을 시작했다. 단 7세의 나이에 고카트에 입문한 햄린은 이후 스톡카 레이싱으로 진로를 넓히며 단계적으로 경험을 쌓아 나간 드라이버였다.
그의 운명이 본격적으로 바뀐 것은 2004년, **조 깁스 레이싱(Joe Gibbs Racing)**과 계약을 맺으면서부터였다. 당시 햄린은 NASCAR의 하위 시리즈에서 가능성을 보이며 스카우트되었고, 2005년부터 Xfinity 시리즈와 컵 시리즈에 모두 출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06년, 컵 시리즈 첫 정규 시즌을 풀타임으로 소화하면서 단숨에 신인왕을 수상하며 주목을 받았다.
데이토나 500 우승 3회, ‘빅레이스에 강한 남자’
데니 햄린의 커리어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 중 하나는 바로 데이토나 500 우승이다. 이 대회는 ‘NASCAR의 슈퍼볼’이라 불릴 정도로 권위 있는 경기로, 여기서 햄린은 무려 **3번(2016, 2019, 2020)**이나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2016년의 우승은 NASCAR 역사상 **가장 근소한 차이(0.010초)**로 기록된 피니시로, 엄청난 반응과 주목을 받았다. 고속 오벌트랙에서 수십 대가 밀집해 달리는 극한 상황에서도 냉정을 잃지 않고 라인을 읽어내는 능력은 햄린의 진가를 보여준다.
데이토나 외에도 그의 이름은 수많은 대형 이벤트 우승과 연관되어 있다. 그는 ‘클러치 드라이버’, 즉 중요한 순간에 강한 드라이버로 평가받으며, 고비마다 빛나는 활약을 해왔다.
NASCAR 컵 시리즈 챔피언은 아니지만…
놀랍게도 햄린은 지금까지 NASCAR 컵 시리즈 챔피언 타이틀을 한 번도 얻지 못했다. 그러나 이는 그가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그는 여러 해 동안 시즌 최다 승수나 평균 순위 상위권을 기록했음에도 불운이나 경기 운영 이슈로 우승을 놓친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으로 2010년 시즌은 햄린이 시즌 8승을 거두며 강력한 챔피언 후보로 떠올랐지만, 마지막 몇 경기에서의 불운과 결정적인 전략 실수로 우승을 놓치고 말았다. 이처럼 그는 챔피언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항상 경쟁 구도 중심에 있었던 드라이버다.
그 결과, 팬들과 동료 드라이버들 사이에서 그는 ‘가장 위대한 챔피언 미보유 드라이버’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JGR을 떠나, 23XI 레이싱의 공동 오너로
오랜 기간 동안 **조 깁스 레이싱(Joe Gibbs Racing)**에서 활약한 햄린은 2021년부터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바로 NBA 스타 마이클 조던과 함께 23XI 레이싱이라는 팀을 창단한 것이다. 이 팀은 NASCAR 내 다양성을 확대하고, 새로운 세대의 팬층을 끌어들이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
햄린은 이 팀에서 **바버 월러스(Bubba Wallace)**와 타일러 레딕(Tyler Reddick) 등의 젊은 드라이버들을 영입하며 팀을 성장시키고 있으며, 선수이자 팀 오너라는 독특한 이중 역할을 수행 중이다. 이는 NASCAR 역사상 유례없는 시도로, 그의 리더십과 경영 능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꾸준함의 대명사, 통산 기록의 위엄
2024년 기준으로 데니 햄린은 NASCAR 컵 시리즈 통산 50승 이상, 수백 회의 톱10 피니시를 기록하고 있다. 시즌마다 안정적인 성적을 유지하면서도, 전략적인 피트 인과 드라이빙 감각을 바탕으로 꾸준히 경쟁력을 보여준다.
무엇보다도 그는 20년 가까이 NASCAR의 최상위 레벨에서 한 팀에서만 활동한 드라이버로, 충성심과 팀워크에 있어서도 좋은 본보기가 된다. 그의 레이싱 스타일은 공격적이라기보다는 침착하고 계산적인 스타일로, 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멘탈이 인상적이다.
팬과의 소통, 그리고 새로운 도전
데니 햄린은 SNS와 팟캐스트 등을 통해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드라이버이기도 하다. 특히 그가 공동 진행하는 팟캐스트 **“Actions Detrimental”**는 NASCAR 팬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콘텐츠로, 현역 드라이버의 시각에서 보는 경기 분석, 뒷이야기 등을 담고 있어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는 레이싱 외에도 골프, 자선 활동, 후배 양성 등에 힘을 쏟으며 다양한 방식으로 스포츠에 기여하고 있는 인물이다.
조용히, 그러나 강하게 남는 이름
데니 햄린은 화려하지 않지만 끈기와 실력으로 빛나는 레이서다. 비록 아직까지 NASCAR 컵 시리즈 챔피언 트로피는 없지만, 그의 커리어는 이미 수많은 기록과 순간들로 가득하다.
레이싱 팬이라면 누구나 그가 언젠가 챔피언의 자리에 오르길 바라고 있으며, 동시에 그가 팀 오너로서 만들어나갈 NASCAR의 미래 또한 기대하고 있다.
그는 오늘도 조용히, 하지만 강하게 NASCAR의 레전드로서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레이싱 선수'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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